옥성득 교수: ucla 한국(기독)교학 교수

 

작금의 무교 비판은 잘못된 대적 설정

(1) 2016년 미국 대선 때 기독교 카리스마파에서 예언을 이용하여 트럼프를 지지했다. 그가 선출되어 동성애자와 사탄의 무리를 제거하고 이 땅에 하나님의 왕국을 건설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들은 트럼프가 선출되자 한층 고무되었고, 2021년에 다시 지지했지만 실패했다. 가짜 예언의 무리였다.

(2) 지금 한국 대선에서 무교가 문제되고, 기독교 측에서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는데, 오해가 있다. 김건희 부인이 접촉한 그쪽 인물들을 보면, 불승에서 나온 남자 도사와 역학인 남성으로 여성 무당은 잘 보이지 않는다. 비판하는 무교/무속이 아닌 다른 계열이다. 조선시대로 치면 도참사상 계열이다. 그래서 김건희는 무당보다 한 수 위에 있는 도사들과 논다고 말했던 것이다.

(3) 고려와 조선과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왕조 교체나 정권 변혁, 개벽과 깊숙히 연관된 종교전통은 무교가 아니라 불교의 예언(말법시대에 나타날 미륵불 사상)과 정감록 예언과 같은 비기서의 도참예언(개벽으로 새 시대를 열 구세주 사상)이었다. 아래 사진은 내 책 <한국기독교형성사> 2장 구세주 론이다. 이 장을 읽으면 정감록과 정치와 기독교의 종말론이 만나는 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4) 한국 정치는 이성계, 이자겸, 조광조, 동학의 최제우 등 왕조 교체나 혁명은 무교 아닌 말세/개벽/예언 전통과 연관되어 있다. 기독교에서는 십자가-십자기-십자군으로 발전되는 그리스도 종말론과 정치와의 관계인데, 한국에서도 조선 멸망기에 그런 조합이 일어나 긍정적으로는 기독교 민족주의가 일어났다.

(5) 현재 한국 종교 지형에서 굳이 분류하자면 남자 역술인/도사들이 정치권에 빌붙어 차기 대권의 천기를 누설한다면서 돈과 권력을 얻고, 정치가는 그런 예언을 이용하는 형국으로 보는 게 정확하다. 무교가 아닌 다른 전통이다.

(6) 따라서 기독교와 민주당에서 비판하는 무교 연관 문제는 타켓을 잘못 설정한 것이다. 무교 비판 그만 하고, 선거철에 등장하는 역술 예언이든 기독교 우파 예언이든, 가짜 천기누설과 가짜 예언을 비판하라.

(7) 예언과 연관되는 게 풍수이다. 도읍 천도설이나 청와대 이전설이 왕조/정권 교체와 연관된다. 이 또한 무교와 다르다.

(8) 예언, 풍수와 연관된 제3의 도참적 요소가 파자(破字 glyphomancy) 전통이다. 박근혜 탄핵 때 등장한 123456789 파자를 기억할 것이다. 십승지지, 궁궁을을은 지난 수 백 년 간 한국 정치를 흔든 정감록의 파자 구절이다. 그 암호를 푸는 종교적 천재가 정치판을 흔들었다. 이번 대선에서 예언과 풍수는 나왔지만, 아직 파자는 등장하지 않았다. 아마 곧 나올지도 모른다.

(9) 도참사상의 네번째 요소는 부적이다. 도교계열인 도참의 부적은 동학, 원불교, 증산교 등도 이용했다. 부적과 축귀는 원래 무교보다 도교 전통이다. 손바닥 ‘왕’자도 부적이라면 부적이다.

(10) 다시 말하지만 예언, 풍수, 파자, 부적은 무교와 거리가 있는 다른 한국 전통 종교문화에 뿌리를 내린 도참 갈래이다. 기독교측이 비판하려면 제대로 알고 비판해야 한다. 한국 교회는 한국 종교를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교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무교를 비판하고 있다.

(사족).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 한국에서 최순실의 무교를 비판했는데, 그것도 촛점이 빗나가서, 나는 미국 언론의 인터뷰를 거절한 적이 있다. 최태민은 무교 계열이 아닌 계룡산 도참 역술 + 카리스마 예언 계통이다. 지난 5년 간 한국 개신교 전광훈 일파는 미국 우파 기독교를 벤치 마킹하여 한국 정치에 큰 문제를 일으켰다. 무교가 아니라 이 가짜 예언 운동이 문제다. 한국 정치판은 바람에 휩쓸리고 그 바람은 예언에 의해 움직일 때가 많다.